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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J General Edu > Volume 14(6); 2020 > Article
감염병의 범세계적 유행에 대한 교양 생물학 교수-학습 모듈 제안

초록

이 연구에서는 ‘과학적 소양의 함양’이라는 교양 과학 교육의 목표를 구체화한 다음 이를 최대한 반영하여 바이러스성 감염병의 범세계적 유행을 이해하고 합리적인 대처 방안을 모색하는 다학제적 교수-학습 모듈을 제안한다. 수업을 통해서 학생들은 우리 사회가 전염병의 대유행에 대처하면서 의사결정을 내릴 때, 어떤 종류의 과학지식이 어떻게 활용되는지, 그리고 과학 연구를 통해 알게 된 사실들이 우리의 일상과 제도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수업에서 담당 교수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유행이 어디에서 비롯되었고, 어떻게 진행되고 있으며,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해 조망하고, 관련 정보가 산출된 과정과 신뢰할 만한 자료의 목록을 제시하는 안내자의 역할을 한다. 수업에서 학생들은 스스로 탐구 질문을 설정하고 이에 대한 답을 찾아가며 새로운 지식을 익히고 해결 방안을 모색한다. 이 과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는 다양한 분야의 협력이 필수적임을 체감하고, 과학 활동이 이루지는 과정과 성과의 의미를 이해하는 동시에, 자료의 신뢰성을 평가하여 믿을만한 자료를 찾아 비판적으로 읽는 훈련이 가능하다. 마무리 단계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취약계층에 해당하는 부모나 조부모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과제를 통해 자신이 학습한 내용을 주변과 공유하고 소통하는 기회를 갖는다. 이 모듈은 교양 생물학 또는 교양 과학 교과에서 5주 정도의 기간에 적용하기에 적합한 구성이며, 수업의 성격이나 학생들의 관심 영역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변형하여 활용할 수 있다. 본 연구의 제안이 학생들의 과학적 소양 함양을 목표로 하는 교양 교과목을 설계하고 운영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Abstract

This study proposes a teaching and learning module on the pandemic diseases within the undergraduate general biology curriculum. The study specifies that the goals of the class are to promote scientific literacy, and devises contents and methods that could achieve those goals. Students will become aware of the kind of scientific knowledge used to cope with the COVID-19 as well as to learn how the facts garnered from scientific research change our daily lives and society at large. In class the lecturer gives a brief overview on where the COVID-19 originated from, how it is progressing, and how it can be dealt with in the future. He or she should also provide a list of reliable sources of relevant information pertaining to this virus and its spreading patterns. By encouraging students to ask their own questions, they can gain new knowledge and find reasonable solutions to current issues. Through this process, students will be able to appreciate the importance of multidisciplinary cooperation in various fields, understand the process of science, and become better equipped with the ability to search for reliable information. In the final stage, students are asked to interview their family members about the COVID-19 as an opportunity to communicate and share their knowledge with their parents and grandparents, all of whom are more vulnerable to the virus. This module is designed as a 5-week program suitable for general biology courses, and can be modified to suit the nature and the goals of various other classes. The module can contribute to cultivating science literacy in general biology courses by guiding the design and operation of those courses.

1. 머리말

교양기초교육은 “인간, 사회, 자연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올바른 세계관과 건전한 가치관을 확립하는 데 기여하는 교육으로, 학업분야의 다양한 전문성을 넘어서서 모든 학생들에게 요구되는 보편적 교육”으로 정의된다(한국교양기초교육원, 대학 교양기초교육 표준 모델). 과학기술시대, 지식기반시대, 또는 4차 산업혁명 시대로 규정되는 오늘날에는 자연과학 분야는 더더욱 교양교육의 주요 영역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대학에서 편성하고 있는 교양 과학 교과목은 개설 목적에 따라 두 가지로 구분된다. 그 하나는 이공계열 전공 기초가 되는 일반물리학, 일반화학, 일반생물학 또는 이와 유사한 교과목이다. 다른 하나는 전공과 무관하게 모든 학생들을 대상으로 개설되는 과학 교양 교과목이다.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과학 교육은 그 내용과 범위, 방법에서 과학자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과 달라야 한다(Osborn, 2007). 여기서는 모든 학생을 위한 교양 과학 또는 교양 생물학 교과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최근 우리나라의 여러 대학에서 교양 과학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교양교육과정 체계에 과학 교과목 이수를 의무화하거나 개설 교과목의 성격을 다양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손향구 등, 2018; 김혜영 등, 2017). 이와 함께 교양 과학 교과목의 성격과 목표에 부합하는 교과목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김원섭 등, 2019, 권영균, 2017; 이은경 등, 2016; 이상욱, 2017). 이공계열을 위한 전공 기초가 아닌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에게 적합한 교양 생물학 교과목의 개발 및 개선 노력도 있었다(윤혜섭과 장수철, 2020; 박돈하와 장수철, 2018; 장수철과 신주옥, 2017)
손향구 등(2018)은 국내 대학에 개설된 다양한 교양 과학 교과목을 조사하면서 과학 소양 교과목을 그 성격에 따라 입문형, 주제형, 융복합형으로 분류하였다. 분석 결과 이들은 생활 밀착형 주제를 활용하여 접근성을 개선하고 다양한 자기 주도적 수업 방법을 적용한 입문형 교과의 시도, 다양한 주제를 통합적으로 재해석 하는 능력을 키우고자 하는 주제형 교과의 구성, 다양한 분야와의 관계를 이해하고 문제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융복합형 교과의 잠재적 효과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손향구 등, 2018).
이와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내 대학의 과학교양 교육이 갈 길은 멀어 보인다. 인문계열 학생의 과학교양 교과목 이수를 의무화 하고 있는 학교는 조사된 50개교 중 28개교에 불과하며(56%), 그나마 의무 이수의 경우에도 1개 교과목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일 정도로 과학 교양 교과목의 비중은 여전히 낮았다(손향구 등, 2018). 개설된 교과목 또한 접근성을 우선한 교과에서는 과학의 기본 개념이나 원리를 이해하기가 어렵고, 융복합 교과목 또한 극소수를 제외하면 과학과 다른 학문과의 관계적 측면에만 집중되는 한계를 보였다(손향구 등 2018).
인문사회계열 학생 대상 만족도 조사에서는 교양 과학 교과목에 만족하지 못하는 대표적인 이유로 ‘지식 위주의 전달방식’, ‘지루함’, ‘어려움’ 등이 제시되었다(이보경 등, 2009). 흥미로운 점은 만족스러운 이유로도 ‘지식 습득’을 꼽은 학생이 가장 많았고, 개선 건의사항 중에도 ‘기초부터 차근차근 혹은 보다 쉽게’ 또는 ‘더 깊게, 더 전문적으로’ 가르쳐 달라는 요구가 많았다는 점이다(이보경 등, 2009). 이는 인문사회계열 학생들이 과학에 관심이 있고 배우고 싶기는 하지만, 지금의 교수 방법으로는 과학에 대한 관심과 열의가 충족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교양 과학 수업의 내용이나 교수법의 실태에 대한 연구가 충분히 이루어진 편은 아니지만 앞에서 언급한 두 연구 결과를 통해서 과학 교양 교과목의 확대와 개선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한 학기 분량의 교과목을 온전히 새로 개발하는 일은 쉽지 않으며, 새롭고 다양한 시도가 반드시 교육적 효과를 담보하지도 않는다. 학생들이 요구하듯이 ‘어렵고 지루하게 느끼지 않도록 지식 위주의 전달 방식을 지양하되, 기초부터 다루어서 쉽게 지식을 습득할 수 있게 하는 한편, 심도 있게 전문적이고 구체적인 내용까지 포괄하는 수업(이보경 등, 2009)’을 운영하기란 여러 현실적인 제약을 고려할 때 거의 불가능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어려움을 모두 단번에 극복하지는 못하더라도, 교양 과학 교육의 목표 지점과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자리 사이의 간극을 조금이나마 줄이려는 시도를 할 수는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2019(이하 코로나 19)1)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기 이전에도 인류는 새로운 바이러스 또는 재출현하는 바이러스성 질병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왔다. 지속적인 환경 변화 등의 요인으로 인해 새로운 병원체가 발생할 가능성은 앞으로도 계속 존재할 것이며, 항공 여행의 일반화로 인해 새로 발생한 감염병 또한 매우 빠르게 확산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감염병에 대한 이해는 이제 모든 학생들에게 필요한 중요한 학습 주제가 되었다.
감염병에 대한 학습은 또한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과학이 어떻게 활용되고 있으며, 과학 연구 결과가 사회적 의사결정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현재의 코로나 19 확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다양한 분야에서 이 문제에 적극 대응하고 있고 이러한 과정의 많은 부분이 빠른 속도로 누리집에 공개되고 있어 담당 교수 한 사람이 감당하기 어려운 복잡한 융복합적인 내용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기에도 용이하다.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감염병의 범세계적 유행은 교양 과학의 교육 목표에 접근하기 좋은 수업 주제가 될 수 있다.
이 연구에서는 감염병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하여 현재 상황에서 코로나 19의 범세계적 유행에 대한 정보를 종합하고 합리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는 교수-학습 모듈을 제안하고자 한다. 담당 교수는 사전 영상이나 강의를 통해 코로나 19의 원인부터 질병 발생의 경과 그리고 이에 대한 사회의 대처 과정을 전체적으로 조망한다. 학생들은 그 이야기 속에 담겨 있는 과학적 사실을 학습하고, 문제점을 분석하는 동시에 다양한 분야에서 시도되고 있는 해결 방안을 탐색한다.
이 모듈은 코로나 19가 유행한 지난 1년 동안, 필자가 일반생물학을 포함한 몇몇 생물학 관련 교과목에서 활용했던 수업 주제와 방법, 경험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교양 생물학 교과목에서 5주 정도의 기간 동안 적용하기에 적절한 내용이다. 이와 관련하여, 김원섭 등(2019)은 일관된 주제를 관통하는 서사 중심의 모듈형 자료를 만들어 활용하자는 안을 통합과학 교과의 개선 방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여기에서 제시되는 모듈은 통합과학 수업에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며, 나아가서는 과학의 범위를 넘어 여러 교양 수업에서 변용하고 확장하여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코로나 19에 대한 본 교수-학습 모듈이 여러 교과에서 활용되어 전례 없는 전염병의 범세계적 유행을 현명하고 합리적으로 대처해 나가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

2. 수업의 목표

전공을 불문하고 모든 학생이 과학 교육을 받아야 하는 까닭은 과학기술 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과학적 소양(scientific literacy)이 필요한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중등학교에서 과학 교과목을 필수로 모두 공부하는 이유도 과학적 소양을 함양하기 위한 것이라고 명시되어 있다(교육부, 2015).
과학적 소양이라는 용어는 지난 세기 중반에 처음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이래(Hurd, 1958), 과학 교육의 목적에 대한 다양한 논의와 함께 여러 가지로 변주되고 확장되어 왔다(이명제, 2014; Laugksch, 2000). 여기서는 ‘과학 지식의 이해’, ‘과학적 탐구 능력의 배양’, ‘사회적 과정으로서의 과학 활동에 대한 이해’라는 세 가지 요소를 중심으로 과학적 소양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NAS, 2016). 이 세 가지 기준에 따라 교양 과학 교육의 목표와 본 수업 모듈의 목표를 구체화 해보기로 한다.

2.1 과학적 지식의 이해

과학 교육을 통해서 학생들은 과학의 기본 원리와 기초 개념을 이해하고, 필요한 상황에서 익숙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NAS, 2016). 과학적 개념을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스스로 흥미를 가지고 탐구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개념을 배우고 활용하는 것이다(Wells, 2008). 코로나 19와 관련하여, 팬데믹, 집단면역, 중화항체, 사이토카인 스톰, 에어로졸, 비말, 렘데시비르와 같은 전문 과학 용어가 짧은 시간 안에 거의 일상적으로 쓰이게 되었다. 그러나 정확한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오는 혼란과 모호함은 관련 논의의 원활한 진행을 막고, 때로는 거짓 정보가 이 틈을 파고들기도 한다.
모듈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일반적인 특성에서 시작하여 지금의 범세계적 전염병 확산 상황 그리고 이에 대한 인류의 대처과정을 다룬다. 이 과정에서 생물학과 의학 분야에서 세포의 활동, 바이러스, 인체의 면역반응, 유전자 발현과 조절, 비교유전체학, 역학과 공중보건 등의 내용을 학습하며 관련 기초 개념들을 익힐 수 있다. 여기에서 필요한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생물학적 원리뿐만 아니라 물리학, 화학, 수리과학, 정보과학 등의 다양한 원리와 개념들이 동원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 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코로나 19의 유행과 이에 대한 대처라는 맥락에서 다양한 분야의 과학적 개념을 보다 명료하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2.2 과학적 탐구 능력의 함양

과학적 탐구 능력이란 과학에서 사용하는 방법론을 숙지하고 이 과정에 익숙해져서 사실을 판단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스스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으로 이해할 수 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설을 설정하고 이를 검증할 수 있는 능력, 기초적인 통계의 개념을 이해하고 이를 문제 해결과 자료 해석에 정확하게 적용하는 능력, 인과관계와 상관관계의 의미와 그 차이를 이해하여 사실 관계를 올바르게 판단하는 능력 등을 함양하는 것 등이 포함된다(NAS, 2016).
이와 더불어 자율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복잡한 상황 속에서 의미 있는 문제를 찾아내고, 정보의 정확성과 신뢰도를 평가하며,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원리를 활용하여 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해 가는 모습을 배우게 된다. 예를 들어, 감염병의 진단과 역학의 문제에 직결되는 간단한 수리 모델과 통계의 원리를 학습함으로써 대중매체에서 제시되는 통계 자료와 시각화된 자료를 비판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할 수 있다.

2.3 과학의 사회적 기능 또는 의미를 이해하고 실천하는 태도

과학의 사회적 기능을 이해하고 실천하는 것에는 과학기술이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사용된다는 점을 이해하고, 동시에 과학기술이 사회에 적용되는 과정에서 야기되는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에 대한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자세를 기르는 것이 포함된다. 과학적 소양에는 과학적 사고를 기반으로 사회의 의사 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민주 시민의 태도까지 포함할 수 있다(Laugksch, 2000). 학생들은 코로나 19 범세계적 유행을 겪으면서 수시로 내려지는 사회적, 정책적 결정에 과학 연구 결과가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질병에 특히 큰 피해를 입는 취약계층의 문제, 임상시험의 윤리, 백신이나 치료약의 공평한 배분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자연과학 연구와 사회과학 그리고 철학과 윤리학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과학의 사회적 기능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
최근에는 과학 활동이 진행되는 과정 자체가 사회적 과정임을 이해하는 것 또한 과학적 소양의 핵심 요소로 강조되고 있다(NAS, 2016). 전문성 판정의 기준 설정, 동료평가의 기능, 수용된 지식의 축적 과정, 과학 연구 과정 및 수용 과정에서의 토론과 비판, 연구의 지원과 이해충돌의 문제 등이 과학 활동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데, 여기서 결국 과학도 사람이 하는 사회적 과정이라는 사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NAS, 2016). 따라서 과학 연구가 진행되고 그 성과가 수용되는 과정을 이해하는 것은 과학의 의미와 가치를 판단하고 이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데 중요한 밑받침이 된다.
모듈의 1주차 수업은 사회적 과정으로서의 과학 활동을 이해하는 데 집중하며 이후의 수업은 이를 토대로 진행된다. 우리 현실에서 과학 연구가 어떻게 진행되고 연구 결과가 어떠한 절차와 단계를 통해 신뢰성이 확보되는지를 명시적으로 학습하고 토론하는 기회를 통해, 학생들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올바른 정보를 찾고 정보의 신뢰도를 판단할 수 있는 안목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3. 교수-학습 모듈의 개요

교양 교과목을 수강하는 학생들의 과학에 대한 이해도와 관심 영역은 제각각이다. 같은 수업에서 너무 어렵다는 의견과 전문적인 내용을 심도 있게 다루어 달라는 의견이 동시에 제기되는 상황이다(이보경 등, 2009). 깊지도 얕지도 않은 어중간한 수업은 원치 않는다는 학생들의 지적도 뼈아프다(이보경 등, 2009). 이와 같은 교양 과학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요구를 고려하여, 정보 제공은 전체적인 맥락에서 꼭 필요한 기본 개념을 이해시키는 선에서 그치고, 학생들이 각자의 수준에 적합한 개별 탐구 활동을 병행하도록 모듈을 구성하였다.
감염병의 범세계적 유행에 대한 교수-학습 모듈은 교수자의 주제에 대한 안내와 학생들의 탐구 활동을 중심으로 모두 5주차 수업으로 이루어진다. 담당 교수는 현안으로 부각된 코로나 19의 범세계적 유행의 발발과 진행과정 및 이에 대한 인류의 대처 과정을 전달하고, 이 이야기 속에서 기본적인 과학 개념들을 설명하고 퀴즈를 통해 확인한다. 학생들은 각자 코로나 19에 대한 탐구 문제를 생성하고 스스로 제기한 문제를 해결한다. 모둠 토론에서는 동료들이 제기한 문제와 문제해결의 과정을 서로 점검하고 평가하며 보완하면서 다양한 관심사와 학습 내용을 공유한다.
담당 교수가 제시할 각 주차별 수업의 주제를 핵심 질문의 형태로 제시하고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내용을 <표 1>에 정리하였다. 수업을 통해 기본적으로 주제와 관련된 생물학, 물리학, 화학, 의학의 기초 개념과 원리를 알아갈 것이다. 이와 더불어 주제에 따라 그 밖의 분야로 범위가 확장될 수 있으며 이때에는 이들 연계 분야에서 활용되는 연구 방법이나 개념을 이해하는 것도 필요하다(<표 2>).
<표 1>
감염병에 대한 수업 모듈의 주제와 내용
주제 내용 연계 분야
1주 과학지식은 얼마나 믿을 수 있을까? - 과학 연구의 진행 및 결과의 수용 과정
- 과학 지식을 신뢰하는 근거 감염병에 대한 수업 모듈의 주제와 내용- 과학은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가
-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판단하는 기준
- 올바른 인용과 출처표기
[과학학]
- 과학의 본성
- 과학논문 출판 과정
- 과학 논문의 의미
- 연구윤리
2주 코로나바이러스는 어디서 왔고 어떻게 증식하는가? - 생명의 기본단위 세포
- 숙주세포가 살아가는 방식
- 동물 바이러스의 종류와 특징
- 코로나바이러스의 생활사
[정보과학]
- 유전체 서열 비교분석
- 바이러스의 진화
3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우리 몸에서 어떤 반응이 일어날까? - 인체의 면역체계
- 바이러스의 면역회피 메커니즘
- 바이러스가 질병을 일으키는 과정
- 다양한 바이러스 진단 기법
[수리과학]
- 진단검사 결과의 불확실성에 대한 정확한 이해 (민감도와 특이도)
- 집단 검사
4주 감염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 백신 개발 과정과 종류
- 치료약 개발 현황
- 신약개발과 임상 시험의 윤리
[생명윤리]
- 제한된 자원의 공평한 분배
- 인간대상 연구의 윤리
- 감염증에 누가 더 취약한가
5주 감염병의 범세계적 유행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 역학과 공중보건
- 감염병과 인류
- 감염병에 대한 다양한 학문 분야의 분석과 진단
- 감염병 유행에 대한 개인적인 대처
[수리과학]
- 바이러스 전파 속도
- 집단면역
[감염병의 정치, 경제, 사회]
- 데이터기반 의사 결정
- 인권과 사생활 보호
<표 2>
코로나 19 수업을 위한 온라인 참고 자료 (2020. 11. 12. 기준)
웹사이트 내용 수업 활용성
1 IBS 뉴스센터, 코로나 19 과학리포트2) 기초과학연구원(IBS)에서 직접 관련 분야를 연구하는 전문 연구자들이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된 다양한 주제를 쉽고 간략하게 정리하여 소개한 보고서 모음 학생들이 관련 주제를 전반적으로 이해하기에 매우 훌륭한 한글 문헌자료이며 코로나 19에 대한 다학제적 접근이 이루어지는 모습을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음
2 BRIC동향,바이오토픽3) 생명과학 연구자들을 위한 포털사이트 BRIC의 코너로 전문번역가가 과학 학술지에 발표되는 새로운 소식을 번역하여 수시로 탑재 학생들에게는 조금 전문적인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나 관심 있는 기사라면 이해할 수 있고, 새로운 소식을 언론보도 내용보다 좀 더 자세하게 파악할 수 있음
3 사이언스 타임즈, 코로나 194)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발간하는 온라인 신문 사이언스타임즈에서 발간하는 코로나 19 관련 기사 대중매체에 소개된 코로나 19 관련 소식 대부분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기사로 정리되어 있음
4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 COVID-19 과학이야기5)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 소속 전문가들이 코로나 19 관련 생물학 정보를 총정리한 강연 시리즈. 코로나바이러스의 생물학적 특성(3편), 감염의 임상적 특성(3편), 감염 치료와 역학(3편) 코로나 19에 대한 생물학적 배경을 전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각각 30분 가량의 강연 영상 모음으로 학생들도 관심 있는 주제의 강연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음
5 서울대 코로나 19 사회연구팀,코로나 TALK6) 서울대학교 의학, 보건, 과학, 수학, 철학, 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코로나 19 감염증에 대해 설명하는 영상을 카오스 재단 채널에서 공유 정치학, 경제학, 철학, 심리학, 사회학, 통계학, 심리학, 의학, 과학을 가로지르는 각 20분 정도의 강연과 이어지는 질의응답을 통해 코로나 19의 문제의 융합적 성격을 이해할 수 있음
6 위니버스 Covid-19 & Mathematics7) 코로나바이러스의 전파와 감염증의 역학을 수리 모델로 설명하는 다섯 편의 영상, 진단의 민감도와 특이도는 제3주 수업에서 그 외 자료는 5주차 수업에서 활용 가능. 한국과학창의재단 제작 지원 해당 정보를 정확하고 깊이 있게 다루고 있지만 학생 누구나 이해할 수 있게 설명
7 EBS, 장하석의 과학, 철학을 만나다8) 2014 EBS 기획으로 진행된 강연 시리즈, 총 12강 가운데 특히 처음 6강의 내용에서 과학의 본질에 대해 설명 과학이나 철학에 대한 이해나 관심이 별로 없는 학생들도 충분히 집중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있음, 수업에서는 담당 교수가 이 중 강조하고 싶은 부분을 발췌하여 활용 가능
8 연구윤리정보센터9) 연구윤리에 대한 다양한 자료가 제공되고 있는 연구윤리포털 사이트, 학부생을 위한 학습윤리 자료도 포함 대학생을 위한 학습윤리 영상으로 ‘학습윤리란 무엇인가’와 ‘학습윤리 실천하기 - 인용과 출처표기 방법’을 활용
코로나 19와 관련하여 이보다 훨씬 다양한 분야의 연계와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는 현재 시점에서 코로나 19의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는데 직접 연결되고 더불어 관련 학습 자료가 어느 정도 확보된 분야로 범위를 제한하였다(<표 1>).

4. 수업 운영 방법

담당 교수가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정보만 전달하고, 학생들의 자율 탐구를 지원하는 활동에 초점을 두는 선에서, 수업의 목표와 성격, 수강인원, 수업 기간 등에 따라 다양한 방법이 적용될 수 있다. 여기서는 코로나 19가 유행하기 시작했던 2020학년도 1학기와 2학기에 생물학 관련 전공 및 교양 교과목에서 필자가 활용했던 수업 방법을 중심으로 논의하고자 한다. 요즈음 교양 수업에서 흔히 사용하고 있는 거꾸로 학습, 온/오프라인 혼합 학습, 학생 참여 활동, 모둠 토론 등을 수업의 진행 단계에 따라 적절히 혼용해 보았다.

4.1 거꾸로 학습(Flipped Learning)

해당 주차 수업의 핵심 개념과 주제에 대한 설명은 사전 온라인 동영상으로 제시하거나 강의를 통해 전달한다. 이때 기존에 제작된 관련 영상을 활용할 수도 있으나 직접 제작해야 전체 모듈에서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일관되게 전달할 수 있다. 다만 학생 개별 활동 및 모둠 활동에 소요되는 시간을 감안하여 최대한 간결한 영상 제작을 권한다.
강의실 수업에서는 학습 목표와 핵심 주제를 다시 한 번 더 강조하여 소개한 다음 동영상 학습 확인을 위한 간략한 퀴즈,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다. 수업 시간의 일정 부분은 학생 모둠 활동을 진행할 수 있도록 시간을 안배한다.

4.2 온-오프라인 혼합 학습(Blended Learning):

온라인 체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학생 개별 활동은 주로 온라인에서 진행한다. 학생 활동의 진행과정과 결과는 온라인 토론 게시판 또는 공유 문서를 활용함으로써 담당 교수와 전체 수강생이 공유한다. 이와 더불어 학생들이 문제 해결 과정에 참고할 수 있는 기초 정보를 온라인으로 제공한다(<표 2>). <표 2>는 교수와 학생이 코로나 19에 대한 정보를 얻고자 할 때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온라인 자료 목록이다.
담당 교수는 특별히 참고 자료 선정에 신중을 기하여, 학생들이 활용하는 자료의 신뢰성에 대해 예민한 판단 능력을 갖도록 지도한다. 학생들이 다른 자료를 사용할 때에도 반드시 자료의 신뢰성을 평가하고 필요한 경우 이에 대해 언급하도록 지도한다.

4.3 학생 개별 탐구 활동

모듈의 두 번째 축은 학생의 자기 주도형 개별 탐구 활동이다. 학생 탐구 활동 또한 다양한 형태가 가능하겠으나, 여기서는 수업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개별 활동 과제를 코로나 19의 수업에 맞추어 적용해 보기로 한다.
첫 수업에서는 모듈을 전체적으로 소개하면서 개별 활동 과제를 공지한다. 코로나 19을 예시로 감염병에 대해 탐구하고 싶은 문제 3가지를 설정하여 해결 방안을 탐색하도록 한다. 처음부터 구체적으로 질문의 유형을 제시하기보다 일단 질문을 던지도록 하고 먼저 제출한 몇몇 학생들의 질문에 구체적인 의견 제공을 통해 제공하면 전체적으로 질문의 다양성을 확보하면서 질문의 수준을 높일 수 있었다.
강의 내용에서 또는 참고 자료를 통해서 학생들이 부분적으로 자신이 제기한 해결책 찾을 때마다 그때그때 출처와 함께 그 내용을 적어나가도록 한다. 필자는 수업에서 최종 보고서를 따로 정리해서 제출하도록 지시하지 않고 있다. 그 대신 수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계속 자신 또는 동료 수강생들이 궁금하게 생각하는 질문을 생각하면서 영상이나 참고자료 속에서 적극적으로 답을 찾아내는 과정을 평가한다는 사실을 학생들에게 알리고, 해답을 제시하고 이를 수정해 나가는 과정이 고스란히 나타는 방식으로 과제의 내용을 작성하도록 안내하였다. 이는 학생들이 제출하는 보고서의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집중하라는 의도이다. 사이버 강의실의 토론 게시판을 활용하거나 그 밖의 공유 문서를 활용하면 학생이 과제를 진행하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4.4 모둠 토론

개별 탐구활동의 진행시기에 맞추어 적절한 시기에 개별 탐구를 보완하는 모둠 활동을 병행함으로써, 자기 주도형 개별 탐구 과제의 부담을 줄이고 학생 개개인의 관심 범위를 확장하기 위해서다. 본격적으로 개별 과제를 시작하기 전에, 각자의 탐구 문제와 궁금한 이유 등을 모둠 별로 공유하도록 한다. 모둠 구성원들이 서로 협력하여 서로 더 의미 있는 탐구를 할 수 있는 형태로 질문을 수정하고 보완할 수 있는 시간을 갖도록 한다. 이후 1~2회에 걸쳐 탐구 진행 상황을 이야기하고 어려운 점을 나누면서 서로의 개별 활동을 보완하고 관심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

4.5 인터뷰

마무리 과제로 그 동안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부모님 또는 조부모님의 관련 궁금증을 풀어드리는 10분 전후의 간략한 인터뷰 과제가 효과적이었다. 그 동안 학습한 내용을 적용해 볼 수 있고, 또한 가족 사이의 소통이 이루어진 덕에 인터뷰이도 인터뷰어도 모두 만족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다만 가족과의 인터뷰가 용이하지 않은 학생들을 위해 자신과 전공이 다른 친구와의 인터뷰도 허용했다. 필자의 수업에서는 인터뷰 녹음 파일을 제출하고 내용은 요약해서 공유 게시판에 올리도록 과제를 부여했다. 이 내용에 대한 검토를 통해 학생들이 어느 대목을 잘 이해하고 또 어떤 부분에서 잘못 알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어 담당 교수에게도 매우 유용했다.

5. 주차별 수업 주제

담당 교수가 학생들에게 전달할 수업 내용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보았다. 전체 이야기를 다섯 부분으로 나누고 주제를 알리는 핵심 질문에 대한 충분한 답변을 제시하고 찾아가는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주별로 학습목표를 설정하고 이 목표에 따른 담당 교수의 주제 소개 내용 및 전반적인 수업 진행 요령을 제시한다.
각 주차의 내용은 3학점 수업을 기준으로 생각하더라도 대체로 적지 않은 분량이다. 이를 감안하여 해당 수업에서 중점을 두고 싶은 부분을 중심으로 부각시키고 꼭 필요하지 않는 부분은 과감하게 생략하는 등 담당 교수의 의도와 수업의 목적에 부합하는 맞춤형으로 재단하여 활용한다.
<제1주> 과학지식은 얼마나 믿을 수 있을까?
① 학습 목표
  • 전공과 관계없이 과학 수업을 들어야 할 필요성을 이해한다.

  • 현재의 과학적 설명을 신뢰하는 까닭을 이해한다.

  • 새로운 증거나 오래된 증거에 대한 새로운 해석으로 지금의 과학 지식이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한다.

  • 올바른 인용과 출처표기의 의미와 방법을 알고 글을 쓸 때 바르게 사용한다.

② 수업 주제와 내용 소개
과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로 모듈을 시작한다. 모든 학생이 과학을 배워야 하는 이유, 지금의 과학적 설명이 다른 설명에 비해 믿을만한 까닭, 그렇지만 이 또한 새로운 증거나 새로운 시각에 의해 바뀔 수 있다는 사실 등을 아는 것은 코로나 19 학습의 토대가 된다.10)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고 모둠 토론을 진행하도록 하여 과학 지식은 얼마나 믿을 수 있는 것인지를 생각해 보도록 한다.
  • - 과학은 변하지 않는 진리일까?

  • - 과학지식을 신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 - 학교에서 배우는 과학지식은 대체로 왜 더 이상 합리적인 의심을 받고 있지 않을까?

  • - 반면 코로나 19에 대한 최신 정보는 왜 좀 더 의심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일까?

  • - 정보의 신뢰성을 판단하기 위해서 고려해야 할 사항은 무엇일까?

토론 후에는 과학자들이 과학적 방법론을 적용하여 산출한 결과라고 해서 그대로 과학 지식으로 인정받지는 못한다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연구 결과는 동료평가를 거친 학술지에 발표되어야 하고, 발표 이후에도 과학자 사회에서 여러 단계에 걸쳐 검증되고 다양한 방식으로 뒷받침된 이후에야 공고한 과학 지식으로 인정받는다는 사실을 학생들이 이해하도록 한다.
이와 관련하여 학생들이 자료를 활용할 때 자료의 출처가 중요한 정보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보도자료나 뉴스, bioRxiv 또는 medRxiv등의 서버에 탑재된 초고(preprint), 학술지 논문 등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도 설명한다. 학술 논문에 발표되었더라도 이후 잘못이 확인되면서 철회될 수 있으며, 코로나 19와 같은 신종 전염병에 대한 높은 관심은 평상시보다 관련된 결과가 서둘러 발간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한층 더 주의해야 한다는 사실도 알린다. 학생들이 과학 연구의 진행이나 결과가 발표되고 수용되는 과정을 이해함으로써 어떤 정보가 더 믿을만한지 판단할 수 있는 안목을 키울 수 있다.
코로나 19의 범세계적 유행(pandemic)은 소셜 미디어와 인터넷을 통해 정보가 빠르게 전파되는 인포데믹(information과 pandemic의 합성어)의 시대와 맞물리면서, 때로는 가짜뉴스와 잘못된 정보가 정확한 정보에 비해 더 빠르게 퍼지기도 한다. 이제 정보를 찾는 일 자체보다, 정확하고 의미 있는 정보를 찾는 일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사실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첫 수업에서 수업의 목표, 전체적인 모듈의 얼개와 과제를 제시하면서, 정확한 인용과 출처표기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 학생들에게 이 방법을 알리고 탐구 활동 과정에서 반드시 따르고 실천하도록 한다. 학부생을 위한 ‘학습윤리’ 그리고 ‘출처를 바르게 표기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윤리정보센터 동영상 자료를 추천한다(<표 2>).
<제2주> 코로나바이러스는 어디서 왔고 어떻게 증식하는가?
① 학습 목표
  • 세포의 구조와 기능을 이해한다.

  • 동물바이러스의 종류와 개괄적인 특징을 안다.

  • 코로나바이러스의 유래와 증식과정을 살펴본다.

  • 최근 신종 바이러스가 자주 출몰하게 하는 환경 요인을 검토한다.

  • 손 씻기, 거리두기, 마스크 쓰기가 코로나바이러스 예방에 효과적인 이유를 이해한다.

② 수업 주제와 내용 소개
생명의 기본 단위이며 바이러스의 숙주가 되는 세포의 구조와 기능 그리고 바이러스의 일반적인 특징을 살펴본다. 이후 코로나바이러스를 중심으로 바이러스에 대한 세부적인 사항과 함께 심한 호흡기 증상을 일으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유래를 설명한다(Anderson et al., 2020). 최근 신종 바이러스 감염증이 자주 나타나는 이유를 살피면서 인류의 생활 방식 변화와 환경에 대한 논의로 주제를 확장할 수도 있다. 바이러스에 변이가 일어나면 바로 신종 바이러스가 출현하는 것이 아니며 변이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전파되어야 하며 이 과정은 사람들의 생활 반경과 습관, 문화에 의존한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바이러스의 비교유전체 분석이나 돌연변이 분석에 대한 설명을 덧붙인다. 요즈음에는 대중매체에서도 핵산 서열이나 아미노산 서열을 비교하면서 바이러스의 변이를 분석하는 그림이 자주 보이므로, 이 정도의 그림 자료는 이해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한다. 핵산의 서열과 아미노산 서열의 관계, 그리고 돌연변이 발생 과정과 바이러스의 돌연변이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한다.
사스코로나바이러스-2를 예시로 바이러스가 세포에 부착한 다음 세포 안으로 들어가서 증식하는 과정을 요약하여 설명한다(Hu et al., 2020). 이 과정을 개괄적으로 이해하면 앞으로 학습하게 될 코로나 19에 대한 예방 및 치료 방안에 대한 이해가 쉬워진다. 그러나 처음부터 자세하게 모두 설명하기보다, 바이러스가 우리 몸에 들어와서 세포에 부착하는 단계부터 세포 내에서 증식하고 배출되는 과정을 간략하게 그림으로 제시한다.
바이러스의 구조와 크기를 자세히 살펴본 다음 바이러스의 물리화학적 특징에서 손 씻기, 거리두기, 마스크 사용과 같은 예방 방법의 근거를 찾아본다. 이젠 일반 상식이 된 비말과 에어로졸이라는 단어의 정확한 뜻을 확인하고 바이러스가 어떤 조건에서 얼마나 비말 또는 에어로졸의 형태로 존재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예방법은 어떻게 달라질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제3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우리 몸에서 어떤 반응이 일어날까?
① 학습 목표
  • 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인체의 면역 반응을 개괄적으로 이해한다.

  • 사스코로나바이러스-2가 인체에 심각한 중증의 질병을 일으키는 과정을 살펴본다.

  • 다양한 바이러스 진단 기법의 원리를 바탕으로 진단 결과의 정확한 의미를 이해한다.

② 수업 주제와 내용 소개
먼저 면역계와 면역세포의 종류, 선천 면역과 적응 면역 반응에 대해 일반 생물학 교재의 내용을 최대한 압축하여 간략하게 개괄한다. 생물학을 전공하는 학생들도 여러 면역 세포의 종류와 이들이 분비하는 사이토카인의 얽히고설킨 관계를 이해하기 어려워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사스코로나바이러스-2는 바이러스가 인터페론의 생성을 지연시키고, T 세포를 비롯한 림프구의 생성을 억제하며, 염증반응을 과도하게 일으킴으로써 질병이 나타낼 수 있다는 사실을 제시한다(Azkur et al., 2020, Bouayad, 2020). 이 과정에서 앞에서 살펴본 일반적인 면역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되면 증상이 없거나 경미한 증상에 그치나, 과도한 염증반응으로 이어지는 경우 폐 손상으로 인한 호흡 장애 등 기타 여러 기관의 손상을 초래하며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르게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코로나 19의 중증은 대체로 바이러스가 증식을 마치고 환자의 몸을 빠져나간 이후 인체에서 과도한 염증반응 때문에 나타난다. 이와 같은 코로나 19의 발병 과정의 특징은 진단 결과나 다양한 치료제의 효과를 이해하는 토대가 된다.
실시간 중합효소연쇄반응(Real Time Polymerase Chain Reaction, RT-PCR) 진단법과 그밖에 현재 활용 가능한 항원 검사법 또는 항체 검사법의 원리를 이해하는 것은 실용적인 맥락에서 중요하다(용동은, 2020). 바이러스의 증식과 면역 반응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여러 진단법을 비교함으로써 진단법의 원리를 잘 이해할 수 있다. 이제 비로소 여러 가지 진단의 목적에 따라 각각의 진단법이 어떠한 장단점을 가지는지 판단할 수 있게 된다.
진단과 관련하여 좀 더 정확하게 이해하고자 한다면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할 수 있다. 진단 검사 결과는 과연 얼마나 믿을 수 있을까? 진단 검사의 특이도와 민감도가 99% 이상이라면 한 번의 검사로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 진단에 드는 노력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 집단검사를 실시하고자 할 때, 얼마나 많은 사람의 시료를 한꺼번에 모아야 효과적일까? 이런 문제는 조금만 계산을 해봐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수업에서 시도하거나 학생들 스스로 관련 자료를 찾아 확인하도록 한다.
<제4주> 감염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① 학습 목표
  • 개발되고 있는 백신의 종류와 작용 기작을 이해한다.

  • 코로나 19에 대한 치료약 개발의 현황을 살펴본다.

  • 신약 개발 과정에 꼭 필요한 임상시험의 윤리적 쟁점을 이해한다.

  • 제한된 자원을 공평하게 분배할 수 있는 방법과 전염병에 취약한 계층에 대해 논의한다.

② 수업 주제와 내용 소개
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치료제는 체내에서 바이러스가 증식하지 못하게 막거나, 염증반응이 과도하게 일어나지 못하게 하는 등의 작용을 한다. 신종 바이러스가 유행하기 시작하면 비슷한 바이러스에 대한 항바이러스 약제나 기존의 염증 치료제가 새로운 질병에도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가장 빠른 수단이다. 코로나 19 유행 초기에 여러 매체에 자주 오르내렸던 하이드록시퀴놀론, 렘데시비르, 덱사메타손 등이 이에 속한다(Wu et al., 2020).
이들 약제가 작용하는 메커니즘을 설명하고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증식 과정과 염증반응에서 어떤 고리를 차단할 수 있는지 생각하도록 한다. 이러한 약제는 이미 개발 과정에서 안전성이 검증되었으므로 코로나 19의 감염에 효과가 있는지만 확인하면 치료약으로 사용될 수 있다. 그러나 이론적으로는 효과를 예상할 수 있더라도 실제 효과가 있는지는 확인해야 한다. 치료약의 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는 투여량, 투여시기, 연구 방법, 연구 대상의 수와 특징 등을 잘 살펴야 이해할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 밖에 연구 결과에 영향을 미칠 요인 등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본다.
바이러스 감염증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방법은 백신을 통해 감염을 예방하는 길이다. 코로나 19의 유행 초기부터 바이러스를 배양하여 불활성화 시킨 사백신, 단백질 백신, DNA 백신, RNA 백신 등 다양한 종류의 백신이 개발되기 시작했다(Kaur & Gupta, 2020). 백신의 종류와 백신이 우리 몸에서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설명하면서 적응면역에 대한 설명을 보완한다.
기존에는 백신을 설계하는 시점부터 3 단계의 임상 시험을 모두 마치고 공인기관의 승인을 얻은 후에 대량 생산해서 판매에 이르기까지 평균 15년에서 20년 정도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에 대한 백신은 여러 나라에서 신속 승인 절차가 마련되면서 1년 또는 1년 반 정도 만에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계획이 수립되었다. 모든 단계가 축소되고 임상시험도 1상과 2상을 동시에 진행하는 등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한 여러 가지 수단이 동원되고 있다(Corey et al., 2020).
백신의 유효성을 확인하기 위한 임상시험은 시간이 많이 걸린다. 백신 접종군과 위약 접종군에서 각각 감염이 되는 비율, 감염된 이후에 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하는 비율, 중증으로 이환되는 비율, 치명률 등을 비교함으로써 유효성을 확인할 수 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실험대상에게서 일정 숫자 이상의 감염자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만약 임상시험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인위적으로 감염을 유도한다면(Human Challenge Studies), 빠른 시간 안에 적은 참여자를 대상으로 백신의 효과성을 검정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치료약이 없는 상태에서 본인이 동의한다고 해서 건강한 사람에게 인위적으로 바이러스를 감염시켜도 되는지에 대한 윤리적 논쟁을 검토하는 것도 의미 있다(Eyal et al., 2020; Kahn et al., 2020).
지금 같은 범세계적 대유행 시기에는 전 세계 인구의 대부분이 백신을 필요로 한다. 이렇게 서둘러 안전성과 효능이 보장된 백신이 개발된다 할지라도 대량 생산체계를 갖추고 전 세계 사람 모두에게 공급할 수 있을 때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누구에게 먼저 백신을 공급할 것인가의 문제를 미리 생각하여 공정하고 효과적인 백신 보급 체계를 마련해 둘 필요가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의학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이 필요하다. 이때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내리는데 근거가 되는 자료가 무엇일지 생각해 볼 수 있다.
<제5주> 감염병의 범세계적 유행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① 학습 목표
  • 바이러스는 어떤 방식으로 전파되며 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무엇인지 안다.

  • 역학조사 과정에서 사생활이 침해되는 문제는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생각해 본다.

  • 감염병의 범세계적 유행 시기에 개인에게 필요한 시민 의식에 대해 생각해 본다.

② 수업 주제와 내용 소개
어느새 우리 모두가 익숙해진 역학(epidemiology)이란 용어는 집단 내에서의 질병의 유래와 전파되는 양식을 추적하는 의학 분야를 말한다. 코로나 19와 같은 전염병에서 역학자는 질병을 전파 양상을 감시하고 여러 가지 자료를 수집하여 전염병 전파의 신호와 추세를 파악한다. 역학자는 동시에 임상 결과와 다양한 지표를 활용하여 집단에서의 질병을 통제하고 효과적인 공중보건 정책을 수립해 나간다.
보통의 의사가 개인의 질병을 치료하는 것에 비해, 역학자는 집단의 공중보건을 책임진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특히 전염병은 사람들 사이의 전파를 차단해야 한다는 점에서 방역 과정에서 개인의 사생활 보호 문제를 어떻게 질병의 확산 방지를 통한 집단의 건강이라는 가치와 조율해갈 것인가라는 사회적, 윤리적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 강도 높은 확진자 동선 추적에 사생활 보호라는 사회윤리적인 요구에 개인의 정보 노출을 최대한 보호하는 수준에서 사람들의 동선을 추적할 수 있는 기술적인 해결이 이어졌던 경험을 함께 했다. 앞으로도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과학기술의 혁신으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이 문제에 대해 찬찬히 논의해 볼 의미가 있다.
이와 함께 바이러스성 감염병은 인류 집단 전체의 문제인 만큼 국가 또는 지역 간의 연대와 공조가 중요하다는 점이 강조되어야 하며 그런 면에서 감염병의 문제는 정치, 외교, 경제의 문제라는 점을 모두 체험하고 있고 이와 같은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풀어갈 것이며 과학은 여기서 또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에 대한 다각적인 접근이 가능하다.
때로는 전염병의 대유행이라는 위기 상황 속에서 과학 연구 결과가 다른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이유에 밀려 간과되기도 한다. 위기 상황에서 불확실한 단서를 바탕으로 여러 가지 다른 조건들을 고려해야 하는 경우, 무엇이 더 우선순위인가를 결정하는 일은 쉽지 않다. 여러 분야의 협력과 숙의가 필요한 대목이다. 잘못된 판단이 또 다른 위기를 불러올 수 있는 위험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를 수업에서 낱낱이 헤아리기는 어려우며, 학생 개별 활동을 통해 다양한 접근에 대해 살펴보도록 한다. 개별 활동의 결과는 수강생 모두가 공유하고, 모둠 토론이나 필요하다면 전체 토론을 통해 모두의 경험으로 확장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감염병의 범세계적 대유행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개인이 취할 수 있는 실천 행위의 목록을 챙겨보는 활동도 의미 있다. 국가와 여러 지역 사회 사이의 연대와 협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이 시기에, 어떤 생활 태도를 견지해야 하는지, 개인 정보 공개나 생활의 제한에 대해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따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와 더불어 정확한 정보를 판별하는 안목을 키우고 주변에 알리는 일도 필요하다.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키는 일은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어떤 쟁점이 되었든 막연한 개인의 선호와 취향 또는 신념이 아닌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관련 논의가 진행될 수 있도록 적절한 순간에 자료를 제시하거나 주의를 환기시키는 담당 교수의 지도가 필요하다.

6. 모듈의 적용의 유용성

6.1 과학 교양 교육의 조건을 충분히 만족한다

지난 세기 말 대학에서도 전공의 경계를 넘어 모두를 위한 과학 교육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공론화한 미국 과학한림원의 보고서에서는 대학이 다음과 같은 사항을 실행해 줄 것을 요구했다(NRC, 1999). 첫째, 모든 학생을 위하여 자연 세계와 인간 사회에 대한 이해에 초점이 맞추어진 기초 교과목이 제공되어야 한다. 둘째, 이와 같은 교과목을 통해서 학생들은 우리 사회에서 과학 기술의 여러 분야가 서로 융합되어 긴밀하게 상호작용하고 있음을 파악하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이들 교과목에서 다양한 전공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두루 지적으로 자극을 받으면서 첨단 연구의 최전선을 탐색할 수 있어야 한다. 넷째, 이를 위해 학생들에게 시의적절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제를 학생들 스스로 적극 참여하여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코로나 19의 범세계적 유행에 대한 대처를 살피고 앞으로의 방안을 모색하는 본 수업은 위의 4 가지 요구 사항 모두를 어렵지 않게 충족시킬 수 있다. 첫째, 코로나 19 범세계적 유행 시기를 살아가는 지금 이에 대한 정확하고 올바른 이해가 누구에게나 절실하다. 둘째, 새로운 병원체와 질병을 이해하고 대처하기 위해 과학 기술의 여러 분야는 물론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모든 분야가 서로 융합되어 긴밀하게 상호작용하고 있으므로 코로나 19에 대한 탐구 과정에서 여러 분야의 융합과 협력 과정이 잘 드러난다. 셋째, 코로나 19를 규명하고 대응하는 여러 학문 분야의 첨단 연구 과정이 곧바로 대중 매체를 통해 전달되고 있어 누구나 쉽게 다양한 분야에 걸친 첨단 연구의 최전선을 탐색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코로나 19는 지금 우리 세대의 중요한 현안이어서 학생들 스스로 관심 있는 문제를 찾아서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다.

6.2 다학제적 교육 자료가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다

교양 교육에서 융합 교육이 강조되는 것에 비해 실현되는 비율은 그다지 높지 않은 편이다. 손향구 등(2018)의 연구에서도 교양 과학 교과목에서 융합형 교과의 비중이 낮았으며 다른 분야와의 관계성을 보이는데 그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생물학은 본질적으로 다학제적인 성격이 강한 분야이지만 수업에서 한 사람의 담당 교수가 다학제적 성격을 충분히 담아내기는 쉽지 않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체로 수학, 물리학, 화학 등의 기초 교과를 선수과목으로 지정하고는, 선수 교과목의 학습을 전제로 수업을 진행해온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생명현상을 물리학으로 사회학으로 데이터과학의 원리로 설명하고 또 이해해야 하는 지금은 이보다 좀 더 적극적인 방식이 요구된다. 따로따로 배워서 각자 융합시켜보라는 요구는 쉽지 않다.
다행히 코로나 19와 관련해서는 다양한 시각에서 만들어진 최신 정보가 수업에서 충분히 활용될 수 있는 형태로 공유되어 있다(<표 2>).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한다면 다양한 분야의 최고 전문가와 협력하여 함께 수업을 진행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의 ‘COVID-19 과학이야기’는 코로나 19와 관련된 생물학과 의학의 내용을 전반적으로 모두 다루고 있다. 기초과학연구원의 ‘코로나 19 과학 리포트’에는 생물학과 의학뿐만 아니라 수리과학, 인문학 및 사회과학적 접근을 주제로 정리한 글도 찾을 수 있다. ‘COVID-19 & Mathematics’는 코로나 19의 진단과 전파, 예방에 관련된 수학적 접근을 다룬다. 서울대학교 ‘코로나 19 사회연구팀’의 ‘코로나 TALK’ 강연 시리즈는 처음부터 다학제적인 접근을 작정하고 기획된 내용이라는 점에서, 이번 모듈에서 특히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강연 제목과 강연자의 소속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표 3>).
<표 3>
‘코로나 TALK’ 강연의 다학제적 성격
연번 분야 주제
1 물리학 코로나 19 확산 모형
2 생명과학 코로나바이러스 게놈
3 생명과학 데이터로 보는 코로나 19의 생물학
4 의과학 착한 면역, 나쁜 면역, 그리고 코로나 19
5 보건학 우리가 코로나 우울증에 걸릴 수밖에 없는 이유
6 철학 어려운 선택과 새로운 가치
7 행정학 Post COVID-19 시대의 사회 전략
8 의학 코로나 19와 함께 살아가기
9 심리학 코로나 시대 우리는 어떤가
10 화학 코로나10 치료제, 모든 건 원자 때문이다
11 교육학 코로나 19가 가져온 교육생태계의 변화
12 사회학 왜 전파 네트워크인가 (코로나도 네트워크 문제)
13 생명과학 돌연변이에 대한 오해와 편견
14 사회학 뉴스에선 볼 수 없는 가슴 아픈 사례들
15 보건학 코로나 19 방역대책: 정치와 과학의 조화
16 언론계 코로나 19와 과학 커뮤니케이션(인포데믹의 확대 재생산)
17 물리학 사회적 격리와 코로나 19 전파: 네트워크 분석
18 통계학 데이터로 대응하는 코로나 19

6.3 코로나 19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높다

코로나 19의 유행이 시작된 이래 두 학기에 걸쳐 모두 온라인으로 관련 수업을 진행하였다. 모둠 토론은 실시간 화상 수업에서 소모임 회의 기능을 활용하였다. 코로나 19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에 비례하여 관련된 토론이나 과제의 수준은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수업에 대한 중간 또는 학기말 평가에서 여러 명의 학생들이 특히 코로나 19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좋았다는 의견을 남겼다. 체계적으로 분석한 결과는 아니지만 주제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과 더불어 수업에서 다루는 주제와 직결되면서 수준 높은 우리말 자료를 손쉽게 활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특히 부모님께 코로나 19에 대해 설명해 주는 인터뷰 과제를 마치고 학생들이 만족스러워 했다. 대부분 바이러스의 생물학이나 의학적 특성을 궁금해 하지는 않았기에 생물교육을 전공하는 학생들이라서 대답을 잘했기 때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작은 경험이었지만 수업에서 배운 지식을 일상의 경험으로 연결하고 확장시킬 수 있었던 것에서 오는 만족감일 수 있겠다는 판단이 가능하다.

7. 맺음말

현대 사회에서는 누구나 과학과 기술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대부분의 대학에서도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교양 과학 분야의 교과목을 개설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교과목의 다양성이나 규모 그리고 개설된 교과목의 성취 면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이루지는 못한 실정이다. 대학과 교양교육을 담당하는 교수들이 계속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여기서는 코로나 19를 중심으로 감염병의 대유행을 이해하고 대응하기 위한 5주간의 교수-학습 모듈을 제시하였다. 제시한 수업 모듈은 교양 생물학 관련 교과목에서 활용하기에 적절하다. 감염병의 유행에 대하여 학습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과학 개념을 이해할 수 있고, 과학적 사고 능력을 키울 수 있으며, 우리 사회의 현안을 과학 지식과 연계하여 학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과학적 소양의 여러 측면을 두루 키워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감염병의 대유행이 발병하는 과정과 이에 대한 인류의 대응 과정을 학습하면서, 학생들은 사회의 현안을 해결하는데 과학이 중요한 기능을 할 뿐만 아니라 과학을 비롯한 여러 분야의 협력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과정을 생생하고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2019년 12월 중국에서 첫 환자가 보고되고, 한 달 만에 원인 바이러스의 유전체 서열이 결정되었으며, 곧 이어 구조 단백질의 삼차원 상세구조가 밝혀졌다. 유전체 데이터베이스의 구축과 공유, 첨단 측정 기기의 개발과 제작 등과 같은 정보과학, 물리학, 공학의 성과가 선행되었고 널리 공유된 덕에 가능했던 일이다. 범세계적 감염증을 관리하고 예방하기 위해서는 과학연구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외교적인 측면에 대한 고려와 정책 결정이 필요하며, 이들 여러 분야가 어떤 부분에서 만나고 또 균형을 이루어야 하는지를 구체적인 사례와 자료를 통해 생각해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배경과 시의성을 고려하여 그 동안의 관련 수업에서 얻은 경험과 교훈을 교양교육 커뮤니티와 공유하고자 감염병의 범세계적인 유행에 대한 교수-학습 모듈을 제안해 보았다. 이 제안을 발판으로 다양하고 풍성한 수업이 진행되어 많은 학생들이 과학적 소양을 키우는데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

Notes

1) COVID-19(coronavirus disease-19)에 대한 공식 번역어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다. 그러나 코로나 19라는 약어가 널리 사용되고 있으므로 여기서도 이후에는 코로나 19로 약칭한다. 코로나 19를 일으키는 병원체인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 coronavirus-2)는 2003년 유행했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SARS)를 일으키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SARS coronavirus)의 변종이다. 이들은 코로나바이러스라는 분류군에 속한다.

2) IBS 뉴스센터, 코로나 19 과학리포트, https://www.ibs.re.kr/ 코로나 19를 이해할만한 정리된 한글 정보가 부족하고 파편적인 대중매체의 보도에만 의존해야 할 2020년 3월부터 9월까지 공개된 모두 19개의 보고서로 일단락되었고 ‘코로나사이언스’라는 단행본으로 발간되었다(기초과학연구원, 2020).

3) BRIC 동향, 바이오토픽, https://www.ibric.org/

5) 채널M&C, COVID-19 과학이야기, https://www.youtube.com/channel/UCTZ3kPmaBwLtktWjssW5Wyg

6) 카오스 사이언스, 코로나 19 과학토크, https://ikaos.org/

8) EBS, 장하석의 과학, 철학을 만나다, https://www.ebs.co.kr/tv/home 이 강연 내용을 정리한 단행본도 출간되었다(장하석, 2014).

9) 연구윤리정보센터, https://www.cre.or.kr/

10) ‘장하석의 과학, 철학을 만나다’에서 과학의 본질을 이야기하는 처음 6개의 강연을 활용할 수 있다(<표 2>; 장하석, 2014). 전체 수업의 성격과 목표에 따라 필요한 부분을 발췌하여 수업을 구성하고 모둠 토론을 활용한다(앞 절의 모둠 토론 내용 참고). 이하 일반생물학 교과서 또는 앞의 <표 2>에서 제공한 자료에서 충분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경우에는 따로 출처 표기를 하지 않았으며, 심화 학습을 위해 더 필요한 내용이 있는 경우에만 최근 출간된 총설 논문을 중심으로 출처를 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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